Temporary Storage



Artist's Catalogue by Joo Hwang
Publication date: March 2011
ISBN:
Format: 180x240 mm, 96 pp, pur binding
Design: Hyoun Youl Joe (Hey Joe)
KRW 20,000 / Add to Cart


Artist's Comment
뉴욕으로 이주한 지 이십 년 되었다. 몇 년에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인천공항에서부터 시작되는, 매번 너무 바뀌어 낯설면서도 또한 익숙한 일련의 정경들이었다.
마구잡이로 올라간 건물들과 산자락을 밀어내고 만든 도로들, 한편 그 사이로 보이는 야트막한 야산과 모여 앉은 집들, 논밭과 진달래… 이 부자연스런 공존은 지난 40여 년 간 이곳에서 진행되어온 산업화와 근대화 그리고 그 속에서 뒤얽히며 만들어진 삶의 정황들을 무심하고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다.
고속도로변과 서울 외곽에 흩어져 있는 물류창고 역시 이런 맥락에서 내 시선에 들어왔다. 이들은 미국에서 자주 봐왔던 창고건물과 유사한 모습이지만 전연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것들은 내가 한국에서 살았던 시절의 건물과 판자촌, 도시 주변의 가건물, 집장사 주택의 부실함을 기억나게 했고, 또한 세계화를 향해 앞뒤 없이 질주하는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구조를 반영하는 듯 가볍고 허망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의 느낌은 또 달랐다. 그것들은 물질성이 극대화된 순수 오브제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기도 했고,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는 거대한 부표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주변 환경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는가 하면, 어떤 기록이나 의미부여도 거부한 채 그저 사라져 버릴 운명을 기다리는 듯 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다시 바라보면, 뿌리를 뽑힌 채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이주민 혹은 피난민의 처지와 닮아 보이기도 했다.
서너 가지 색중에 한 색깔을 선택하여 평당 가격으로 견적을 보아 주문 제작되는 이 건물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탄생 절차는 철저히 몰역사적이고 반자연적이다. 그 무엇도 생산해 내지 못하는 불임성, 언제든지 사라져 버릴 듯한 임시성, 서로를 복제하는 모조성 등은 거기서 비롯되는 상징적 의미들이었다.
작업을 하면서 나는 일상 기물이나 건축적 소재를 스펙터클하게 찍어서 그 부조화의 매력을 상품화하는 일련의 경향들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현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계하면서, 가능한 대상을 하나의 온전한 초상으로 다루었다. 물류창고의 반복적 재현 속에서 이미지 안밖에 존재하는 간극을 메우는 한편, 우리 삶의 풍경 안으로 들어왔다 사라져가는 건축물과 관계 맺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상기해 보고 싶었다.
— 주황

'Temporary Storage’(2009–2010) is a record of buildings that appear in and disappear from our landscape. the project "temporary storage" asks 'what do buildings mean to us?'. buildings are never merely tools; they themselves become the environment we live in having significant influences on the way we form relationships with our surrounding. the temporary storage have become a part of landscape and act as more than the functions they serve. often perceived as hostile intruders to the surrounding environment, through them we see perversion and severance of the relation between men and the structures. such phenomena are caused by the intensification of the separation of man and nature, man and civilization, and man and his fellows that began with the industrial contest. […] — Joo hwang